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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많은 시간들이 지났다고 생각했다. 실제로 많은 시간들이 흐르기도 했다. 달력을 보니 마지막으로 글을 쓴 것이 3주가 조금 넘었더라. 

하루 하루의 시간들은 참 더디다 생각했는데, 돌이켜보니 이렇게나 훌쩍 지나 있었다. 그동안의 이야기들을 기록해야지 생각 해 왔는데, 사람의 마음이란 참 신기한 것이 즐겁고 행복한 기억들의 중심에 있을 때의 목소리는 이 전과 같이 깊을 수 없는듯 하다. 

써왔던 글을 비공개로 돌리며, 언젠가 이 글들을 삭제하는 순간이 올 거라 생각 했었다. 무거운 6월, 7월의 끝자락을 보낼 때 나의 이야기들은 정말로 간절했었다. 글을 쓰며 닿길 바라는 마음을 추스렸고 또 위로받았다. 다시 찬찬히 그 문장들을 되짚어 보니 한달 전 즈음의 감정 상태와 지금의 상황이 어찌 이리 변할 수 있을까 싶다. 나는 차마 그 글들을 지울 수 없었다. 감사한 마음을 가지면서도 미안한 마음이 함께 동반하려 하는 것을 막을 수 없었다. 달라짐이 있다면 그 자체를 받아들이고 인정하기로 한 것 정도일까. 조금 미안한 마음이 든다면 또 어떠랴. 벌어짐을 기워내고 덮어가려 애쓰기 보다, 내려놓을 수 있게 되었다. 내가 당신의 사람으로 존재할 수 있음을 알게 된 이후, 그렇게 나는 오로지 자신의 변화에 집중하기로 했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이 시간 동안, 차근히 현재의 감정들을 기록해 보려 한다. 함께 있고 무언가를 나눌 때면, 오롯이 그 순간에 집중하기에 바빠 지나간 장면들에 대해 생각해 볼 겨를이 없었다. 지나간 순간들은 그저 우리가 함께했던 1초전, 1분전이 되어버리기 마련이다. 그러나 그가 조금 멀리 있다는 것을 핑계로, 정확히는 오늘 오후 1시 반을 기점으로 마치 감았던 테잎을 되돌리듯이 그간의 기억들을 되짚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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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는 나에게로 다시 왔고,
나는 너에게로 다시 왔다.

너는 다시 나를 안아주었고,
나는 다시 너의 품에 안겼다.


늦은 밤 너는 나에게 눈썹을 다듬어 달라 했고
나는 마주본 너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다시금 마주할 수 있음에 감사했다.

꼭 마음에 든다며 고맙다는 너의 이야기에
나는 말로서 표현하기 힘든 감정을 느꼈다.
나는 어떻게, 너의 말 한마디에도 이리 숨이 막힐 듯한 기분에 휩싸이는 걸까.


시간은 흘렀고,
모든 것은 제자리를 찾아 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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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에 내려온지 6일째 날이다.
지옥같이 지나가지 않을 것만 같던 밤들이 지나고. 거짓말 처럼 시간은 잘도 흐르더라.
그간 정말 많은 일들이 있었다.

참. 솔직하게 이야기하는데.
나는 정말로 절박했다.
도망치듯 내려온 것은 아니었다.
감히 말하건대, 죽을 것만 같이 힘들었던 마음 속에서도 이제는 나의 잘못된 삶에 대해 제대로 마주하자 라는 용기는 있었던 듯 싶다.
이렇게 끊임없이 생각했던 적은 아마도 처음일거다. 그럴 입장도 아니라고 이야기하겠지만, 정말로 힘들었다. 그리고 나는 인정했다. 나의 나약한 부분에 대해. 지금도 잠이 들면 끊임없이 꿈을 꾸고 나의 잘못을 떠올리며 마음의 생채기를 내고 있다. 그러나 다 감내하고 있다.
나의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고,
여러권의 책들을 읽으며 생각보다 내가 잘 이겨내고 있는 것을 알게 되었다.
마주하고, 받아들이고, 생각하고. 해결해 나가는 것. 나는 글을 쓰고 사람들을 만나서 털어놓고, 나의 시간을 가지며 네가 되어보려 했다.

혼자서 편해지겠다는 것이 아니다.
나의 죄는, 충분히 받아야 한다는 생각이 든다.
많이 달라질 것들이 벌써 눈 앞에 보이기 시작한다.
짐을 져야 하는 것이 책임이라면
지금의 상황 앞에 내가 서 있는 것이 맞을거라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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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엔 조금 피곤했다. 그래도 오늘은, 눈물이 나지 않는다. 아직 하루가 저물지 않았기에 조금만 더 붙들어 보자 라고 생각한다.
오전에 벨롱장을 들렀다. 세화오일장의 익숙한 모습들이 보이며 문득 이년 전 하염없이 걷다 도착한 이곳이 생각났다. 그때의 제주는 단편적인 아름다운 기억만 가득할 뿐, 돌아다녔던 곳의 기억은 벌써 가물가물 하여 잊고 지냈는데. 나는 어느새 또 익숙한 이 곳으로 와 있었다.




벨롱장에서 오랜만에 자카를 만났다. 얼마전 삶을 합친 그녀와 함께인 모습이 좋아보였다. 이 친구가 내가 말했던 그 서울에서 온, 조금 이상한 친구야. 나를 소개했다. 멋쩍게 웃었다.
구경을 하다 조개로 만든 작은 귀걸이 두개를 샀다. 하나는 나의 것, 하나는 나의 사랑하는 친구를 위해.
이전같았으면 아무 빛깔없는, 무채색 톤의 그것을 골랐을텐데. 피부가 워낙 하얘서 붉은색이 잘 어울릴 거라는 주인 언니의 이야기를 흘릴 수 없었다. 고민 끝에 두가지를 모두 샀다. 속으로 내가 이걸 하고 다닐까. 아직도 나는 나보다 그들을 더욱 챙기고 있다.




돌아다니다 매우 수상쩍은 행색의 타로카드 점술사를 보게 되었고, 참 우습게도 나는 그 앞에 앉았다.
이빨이 다 빠지고 흰머리가 허름한 모자 사이로 마구 삐져나온, 도무지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수상한 사람.
우리는 꽤나 오래 이야기를 나누었고, 그는 패를 여러번 섞었다가 합치길 반복했다. 거꾸로 매달려 눈물을 흘리는 사람의 카드가 세번이나 나왔다. 그는 내게 모든 짐을 지려 하지 말라 하였다. 본인이 바뀌지 않을거라면, 언제나 누구를 마주하건 그 짐들을 짊어진 채 힘들어 할 것이라 하였다. 그러나 나의 상태는 매우 좋다는 말을 덧붙였다. 매우 긍정적이고, 사람을 대할 사교성도 충분히 남아있는 상태이고, 이미 기운을 차렸다 하더라.

뭘 안다고 이런 소리야, 속으로 생각하면서도 조금 위로를 받았다. 문득 5월, 서촌에서 타로를 보았던 생각이 났다. 생전 이런 짓을 해보지 않았던 내가, 여기까지 와서 이런 수상쩍은 사람 앞에 마주 앉아 주거니 받거니 하고 있다니. 요 몇개월 참, 별별 모습을 다 마주하는구나 싶었다.
어젯밤 꿈에 이 노래를 들고가라, 이 노래를 필요로 하는 한 여인을 만나게 될 것이라는 말을 들었다며 그는 내게 골판지에 쓰인 노래 가사를 건넸다.

그낭 이 상황이 조금 슬펐다.
못된 점쟁이 같으니라고. 이런 가사로 뭘 어쩌자는건지. 나는 그에게 담배 두 가치를 놓고 일어섰다.


지니어스 로사이를 다시 들러야겠다 생각했다.
몇 시간을 걸어 그곳에 도착했고 변함 없는 그 모습에 조금, 덤덤했다. 오늘따라 날이 흐려 그런지 사람이 없어 지하의 갤러리 안에 앉아 잠을 청했다.

몇십분을 잤을까, 문득 허기짐을 느꼈다.
또 단게 먹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찾아 찾아 걸어온 카페에서 나는 허겁지겁 케잌 하나를 먹고는, 그것이 모자라 또 하나를 더 시켰다. 먹는 욕구가 다시 생기고 있다. 오늘 저녁에는 무엇을 먹을지 고민하기 시작했다.


-
어쩌면 조금 오래, 이곳에 있게 될 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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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작정 걷고 또 걷고, 그러다 지치면 앉고 바다를 보고 하늘을 보고 산을 올랐다.
그러다 월정리에 다다랐는데, 차마 그 곳을 들어갈 수 없어 여러번 서성이다 결국 신발을 벗고 모래를 밟았다.
전할 수 없음이 아팠다.
길을 지나가는 사람이 누가 됐건, 붙들고 이야기라도 하고싶었다.
그러나 역시나 굳게 입을 다물었다.
끊임없이 나에게 되물었다.
이젠 조금은 알 것 같은데, 어떻게 해야할 지 모르겠다. 아직은 전혀 그 방법을 모르겠다.


어제 밤만 하더라도 밤바다에서 그리 울었는데,
또 오늘은 산을 오르다 문득 웃음이 났다.
이리 아파하는 내 모습이라니.
어떻게든 이겨내보겠다고 발버둥 치다 결국 이까지 내려와 이러고 있다니.
문득 단 것이 먹고 싶었다.
조금씩 힘을 내고 있는게 아닐까,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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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에서 너와 내가 만났고
나는 너에게 사진을 보내주려 그렇게 수없이 전송 버튼을 눌렀건만 왜 그런지 사진이 가지가 않아, 너의 핸드폰에 내 핸드폰을 맞댄 채 그리도 애를 썼건만, 결국 보낼 수 없었다.


상처난 마음을 기운다고 해서 벌어지지 않을 이유가 없다고 했는데.
왜 나는 혼자 그 마음을 자꾸 기우려 드는걸까.
잘 안된다 그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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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을 이루지 못하다 새벽에 무작정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를 끊었다. 책 네권과 옷가지들만을 챙겨 무작정 내려왔다. 나는 지금 제주도의 가장 숨겨진 곳, 동쪽 어느 바다 귀퉁이에 와 있다.

바다를 보며 많이 울었다.
이년전, 제주도에 왔던 기억이 떠오른다.
그때도, 나는 많이 힘들었었다.
무작정 제주로 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감사하게도 그 당시에는 나의 사랑하는 친구가 곁에 있었다.
지금 나는 혼자다.
철저히 홀로인 시간은 정말 오랜만이다.
아니, 내가 그런 시간이 있었던가.
정말, 아프다.
이렇게 아팠던 적이 있나 싶다.
그래도, 한편으로 이렇게 아파할 수 있는 시간이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 시간들이 감사하다.
보고싶다. 다시 찾고싶다.
그러나 이제껏 내 욕심대로 살아왔지 않나.
책임지고 살지 않았었다.
그러나 이제는 책임을 져 보려 한다.
잘 할수 있을까. 나는 다시 바로 설 수 있을까.

지금의 시간들이 너무나 소중하게 느껴지면서도
이렇게 아플 것이라면 그저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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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사에서 이제 그만 나와도 된다는 이야길 했다.
나는 또 한번 내침당했다.
그냥 웃음밖에 나질 않았다.
그간 감사하고 죄송했다는 이야길 끝으로, 그들을 뒤로하고 나왔다.

머리를 잘랐다.
항상 가는 일인미용실의 선생님은, 나와 비슷한 또래다. 나와 가끔 사는 이야기들을 주고받던 사이다. 그간 잘 지냈느냐 묻는다. 잘 지냈다 이야기했다. 잘 지내야지요 라 기어가는 목소리로 대답했다.

친구와 술을 마셨다.
엎친데 덮친 격이네, 그렇게 웃었다.
무엇때문에 헤어졌냐 물었다.
내가 바람을 피워서, 라 대답했다.
친구는 고개를 끄덕이더니, 잘못했구나 라 했다.
회사는 왜 그런것이냐 물었다.
그것 역시 내가 바람을 피워서. 라 대답했다.

솔직히, 다 잘 되었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젠 잃을게 없다.
그냥, 웃음이 난다. 그래도 후회는 없다.
정말 떠날때가 왔구나 싶다.
이렇게, 내가 만들어왔던 것들에 대해 돌려받는다.
앞으로는, 잘 될것 같다.
떠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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